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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우울해서 공연히 입을 내밀고 하루를 억지로 밀어내고 있는데 학부모 한 분이 아이를 데리고 오셨다. 아들이 돈을 훔친 도둑이라면서...
사랑의 동전 모으기를 위해 동전이 있으면 가져오라고 알림장에 써 주었는데 한 아이가 100원짜리 동전 5개를 가져와서 저금통에 넣지 않고 가지고 다녔나보다. 그런데 그 친구의 돈을 가져와서 자기 실내화 주머니에 넣고 흔들다가 엄마한테 들킨 것이다. 짤랑짤랑 하는 소리에 놀란 엄마는 아이를 다그쳤고, 그 돈의 주인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돈을 잃은 아이가 교실로 와서 찾고 있어서 다행이 돈을 돌려주었는데 놀란 엄마는 경황이 없다.
설마 아이가 그런 행동을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것이다. 집에서 돈이 여기 저기 굴러다니는데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어떻게 친구의 돈에 손을 댈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를 심하게 꾸중을 하고도 모자라 선생님한테 또 데리고 온 것이다.
"돈을 훔쳤으니 도둑이예요. 이런 아들 키우고 싶지 않아요. 공부도 못하면서 별짓을 다해요."
수학경시 결과 때문에 속상한 엄마의 마음이 말 끝에서 대롱거린다. 나도 아이의 엄마처럼 함께 엄포를 놓았다.
"너 양치기 소년 이야기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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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학기말에....참 지쳐 있던 모습이 기억난다. 몸도 마음도 모두 지쳐서 숨을 쉬기도 힘들었다. 하루라도 빨리 방학을 했으면 하는 마음 뿐이었다.
방학동안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최선의 연수였다. 마음도 몸도 푹 쉬게 하자. 그래서 2학기에는 정말 잘 해보자....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미안했다. 몸이 힘들고 마음이 지치니 큰소리가 먼저 나간다...
푹 쉰 덕분인지 아이들이 다시 사랑스럽다. 보고 또 봐도 예쁘다. 내 눈빛을 읽은 아이들이 곁에 와서 고양이 처럼 기댄다. 사랑스러운 나의 딸들...아들들...
교사는 가르치는 일만 하면 좋겠다. 그러면 늘 이렇게 아이들을 사랑스럽게 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학교 평가라고 매일처럼 어느 사이트에 가입하고 무슨 파일을 올리라고 재촉이다.
운동회 연습은 매일 이어지고, 아이들도 처음엔 신기하고 재미있어 하더니 이젠 아이들도 힘이든지 대충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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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이것 보세요. 공벌레예요."
"아이, 징그러워!"
"선생님은 이게 징그러워요? 귀여운데... 이 벌레를 땅에 떨러뜨리면 공처럼 동그랗게 돼요. 얼마나 귀엽다고요."
점심 식사 후에 줄넘기를 하면서 늦게 식사하는 아이들을 기다리라고 하였더니 녀석은 온 화단을 다니면서 공벌레를 잡았나보다. 공벌레인지 콩벌레인지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지만, 평소 습기에 기어다니는 그 벌레를 난 참 싫어했다. 아무리 하나님이 지으신 피조물이요, 의미 없는 생명체는 없다고 고상한 논리를 펴도 역시 그 벌레는 그저 징그러운 벌레요, 전혀 보고 싶지 않은 벌레다.
그런데 녀석의 표정엔 피조물이 어쩌구 생명의 존귀함이 어쩌구 할 필요도 없이, 그 징그러운 벌레를 참으로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손바닥 위에 놓고 자랑하고 있다. 선생님도 자신처럼 놀라움과 기쁨으로 그 귀여움에 동의할 것이라 굳게 믿으면서...순간, 참 부끄러웠다. 아니, 부끄럽다기 보다는 아이에 대하여 한 순간에 반해 버렸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 귀여운 표정이라니...
평소 참 잘 생겼다고는 생각했지만, 워낙에 장난꾸러기라는 인상이 내게 더 강했다. 그런데 그날 아이의 표정은 나를 사로잡고야 말았다.
세상에...이렇게 귀여운 아이가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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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용마초등학교 가족이 된지 5년째입니다. 그러다보니 어디를 가나 제자들을 만납니다. 오늘도 3학년 어느 교실에 수업을 들어갔는데 반갑게 인사하는 아이들 몇을 만났습니다. 1학년 때는 작은 일에도 울먹울먹 하던 녀석들이 어찌나 멋있게 자랐는지 가슴이 설레도록 기뻤습니다.
“선생님, 지금 몇 학년 몇 반 가르치세요?”
“선재는 잘 알고 있는데 넌 모르는구나. 선재야, 네가 말해봐라.”
“1학년 5반이요. 3월 입학식 날 운동장에서 소개하는 소리 들었어요.”
“그것 봐라. 선재가 선생님에 대한 관심이 너보다 더 많구나."
반장이 된 재곤이는 자신을 무척이나 아꼈던 선생님이 지금 몇 반 담임선생님인지 모른 것에 대하여 부끄러워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부끄러워 할 일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선생님도 제자들이 지금 몇 반인지 전혀 알지 못하니까요.
이 반에는 재욱이도 있습니다. 재욱이는 친구들보다 어린나이에 입학하여 잘 울던 기억이 납니다. 선생님이 꾸중을 하려고 하면 무언가 억울하다는 듯, 울먹이며 변명을 하곤 하였습니다. 재욱이는 공부도 곧잘 하였는데, 선생님이 기억하는 것은 재욱이의 시험지가 아니라, 울먹이며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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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제자 하나가 현장학습 가는 날이라는 것을 잊고 일상의 수업준비를 해 왔다. 그래서 전학 올 친구를 위해 남겨둔 우리 반 티셔츠를 입히고, 도시락과 간식, 음료수까지 어머니들과 선생님이 모두 챙겨야 했다. 아이의 어머니는 그 일로 사실 가슴 아파했다.  학급 홈페이지에 감사의 인사와 아이를 챙기지 못한 미안함을 글로 남기기도 했다.
올 학급 대표어머니께 내일 현장학습 날에는 도시락을 하나 더 챙겨달라는 부탁을 하면서 작년 제자 이야기를 했다.
“그럼 어떻게 해요? 아이가 상처를 많이 받았겠네요.”
“아니요, 추억 하나가 더 생긴 것이죠.”
“아, 네~.”
이야기가 실감나는 듯 얼굴을 찡그리며 걱정하던 대표 어머니의 얼굴표정이 밝아진다.
아이들을 다 키워놓고 생각해 보면 그 때 일들이  재미있는 추억이 되어있음을 알게 된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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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오늘 너무 멋지셨던 것 아시죠? 정말 스케이트 잘 타세요.”
“아이들이 이틀 동안 벽만 잡고 있는 것이 불쌍해서요.”
“다른 반 엄마들이 엄청 부러워했어요.”
내가 멋졌었다고? 뭐 스케이트 좀 타는 걸 가지고……. 칭찬 앞에 약한 나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웃기만 했다.
현장학습으로 스케이트를 타러 갔다. 이 여름에 말이다. 겨울옷에 털모자, 또는 헬멧을 쓴 아이들이 아주 시원한 스케이팅을 즐기니 얼마나 좋은 현장학습인가? 인라인 스케이트를 탔던 아이들은 쉽게 스케이트를 배운다. 그런데 그런 혜택을 누리지 못한 아이들은 스케이트를 신고 벽만 잡고 움직이질 못한다. 강사들이 있어서 잘 가르치긴 하지만 모든 아이들을 개인지도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한 반에 서 너 명은 언제나 뒤쳐지고, 비싼 현장 학습비를 나쁜 추억을 만드는데 허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다들 신나게 타는데 이틀씩이나 벌 아닌 벌을 서는 것은 결코 아름다운 추억이 아니다. 그런 추억이 있는 아이들은 다시는 아이스링크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곤 한다.
이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아이스링크에 갈 때마다 나는 스케이트를 타곤 한다. 그래서 아이가 혼자 걷기도 하고 제법 타게 되면 무리 속으로 밀어 넣고 또 다른 아이를 가르친다. 이런 나의 모습을 본 도우미 어머니들이 이구동성으로 멋지다고 말을 하는 것이다. 이반 저반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학교에 돌아오면 반갑게 인사하는 아이들이 제법 된다. 어떤 아이는 “스케이트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하며 제법 인사를 차린다. 일학년 아이가 그렇게 반듯하게 인사하는 것을 보면, 혼자 잘난 척 한 것 같아서 같은 학년 선생님들께 영 꺼림칙했던 마음도 어느새 잊고 기분이 좋아진다.
스케이트를 처음 배운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일 것이다. 집이 가난하여 무엇 하나 부모님께 사달라고 말한 적이 없었던 내가, 정말 꼭 갖고 싶었던 것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스케이트였다. 동화책이나 참고서 한 권 사준 적이 없는 부모님께 그 비싼 것을 사달라고 할 수는 없는 일, 오직 가슴앓이일 뿐이었다.(그 당시는 스케이트를 지금처럼 스케이트장에서 빌리는 것이 아니라 다들 사서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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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업개선 연구교사를 또 맡았다. 수업개선 연구교사는 수업을 의무적으로 몇 번 공개해야 한다. 그래서 동료교사나 장학사 등에게 수업을 연구하여 공개한 후 평가를 받고, 또 좋은 수업방법을 일반화 하는 일에 힘써야 하는 교사이다. 그래서 오늘 학부모와 우리 학교 동료교사 그리고 다른 학교의 선생님들을 모시고 공개수업을 했다.
수업개선 연구교사의 직함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좋은 수업을 보여주기 위해 학습지도안을 짜느라 머리카락이 빠지는 줄 알았다. 그래도 그렇게 머리카락 뽑아내며 짠 학습지도안 덕분에 칭찬도 많이 받았다. 수업 후에 협의회와 서울교대 교수의 수학 교육 방법에 대한 강의가 있었는데 이구동성으로 좋은 수업이었다는 평이 나왔다. 또 교수의 강의를 들은 교감선생님은 내 수업이 강의 내용을 그대로 적용한 수업이라며 놀라워하셨다. 아이들이 시장놀이를 하며 덧셈식의 필요성과 중요성, 좋은 점 등을 깨닫게 한 것은 정말 좋은 아이디어였으며, 등호의 개념에 양팔저울을 사용하여 아이들이 온몸으로 등호의 의미를 깨닫게 했다는 평을 하셨다. 가분한 칭찬에 스스로 부족함을 알고 있던 나는 여러모로 부끄러웠다. 그러면서 망신은 당하지 않았다는 안도의 한숨을 몰래 흘렸다.
며칠 전 교실을 청소하시던 한 어머니가 다른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많이 오시면 부모님들이 잘 볼 수 없다고 한다는 불평이 있다고 전한다. 어머니들이 아들과 딸의 공부하는 모습을 자세히 보고 싶은데 너무 참관하는 사람이 많으면 양보해야 한다는 일이 불편하게 느껴졌나 보다. 좀더 자세히 보고 싶어 하는 어머니들의 마음이 이해가 가면서도 불평이라는 단어가  귀에 설었다. 많은 사람이 보고 싶어 하는 수업을 하는 선생님이 바로 내 아이의 담임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줄 알았는데……. 그 까닭일까? 다른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별로 오시지 않았다. 덕분에 어머니들은 아이의 수업태도를 자세히 보셨을 것이다. 또 학교에서 어떻게 공부를 가르치는지도 보았을 것이다. 불평을 하셨다는 그 분은 오늘 무슨 생각을 하실까?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잊지 못할 일이 하나 생각난다.
언제나 학급 일을 도맡아 하시면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시던 한 어머니께서, 학년이 다 끝나고 마지막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내게 서운한 일이 있었다고 말을 했다. 순간 당황스러웠다. 아무리 생각해도 서운하게 한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는 대체로 모범생이었고 별로 꾸중을 한 일도 기억나지 않는데, 왜 내게 서운하셨을까? 그동안 그렇게 열심히 도와주셨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그 어머니를 서운하게 했을까?
공개수업을 참관했을 때 자기 아이가 딴 짓을 하고 있었단다. 그런데 선생님이 지적을 하지 않더란다. 그래서 우리 아이에게 혹시 무관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단다.
휴~ 세상에~ 그런 일도 서운 할 수 있는 것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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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공연히 부담스럽곤 했다.
학부모님들이 무엇을 드릴까 걱정할 것을 생각해도 부담스럽고, 꽃과 선물 꾸러미를 차에 싣는 일, 아파트 주차장에서 물건을 가지고 집으로 가져가는 일, 그 모든 일이 부담스럽다.
선물을 받으면 마냥 행복해야 하는데, 세상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무언가 죄를 짓는 일처럼 치부되는 세상에서, 선물을 받는 일이 누군들 부담이 되지 않겠는가?
이 땅에서 교사라고 당당히 말하는 것조차 부끄러운 세상이 되고 말았으니..무엇을 논하랴!
물론 교사인 나 역시 그 책임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주는 일보다 더 힘든 일은 받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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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텔레비전의 한 광고에서 두통의 증상을 표현하기 위해 딱따구리를 등장시킨 일이 있었다.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모습과 한 여자의 두통으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오버랩하여 두통의 증상을 실감나게 나타내었다. 그 광고를 보는 순간, 오랫동안 두통에 시달렸던 나는 정말 딱따구리가 내 머리를 쪼는 듯한 두통의 증상을 어쩜 저리 잘 표현했을까 하고 감탄하였다. 그러다 세월이 지나서 그 광고도 없어졌고, 나의 두통도 없어졌다.
다시 두통이 시작 된 것은 둘째 아이의 사고 때부터 일 것이다.
작년 5월 13일(날짜도 잊지 않고 있다.) 수업 중에 둘째의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전화 한 통화를 받았다. 어제 수학여행을 떠났는데,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아이가 사고를 당했다는 것이다. 그 순간 앞이 하얗게 변했다. 난 순간 교통사고를 생각했다. 제 사촌 동생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는데…….왜 갑자기 조카의 사고가 먼저 떠오르는 것일까? 담임선생님의 설명을 듣는 데는 겨우 2-3초였을 텐데, 그 짧은 순간에 온갖 험한 상상이 다 되었다. 아이는 친구들이 싸우는 것을 말리다가 주먹으로 한대 맞았고, 턱뼈에 금이 간 것 같아서 지금 서울로 후송 중에 있으니, 병원에 가서 예약을 하라는 것이었다. 살아있다. 아, 살아있구나. 그런데 턱뼈에 금이 가다니…….나도 모르게 외마디소리를 질렀다. “어떻게요......” 담임이 나를 안심시키기 위해 증상을 약화 시켰을 것이란 상상도 못했다. 턱뼈에 금이 갔고, 이 하나가 문제가 될 것 같다는 말로도 충분히 놀랐다. 울음 섞인 소리로 동료교사에게 말을 하고 조퇴를 하였다. 병원으로 가면서 남편에게 전화를 걸면서도 자꾸 눈물이 쏟아졌다.
아이의 증상은 훨씬 심했다. 금이 간 것이 아니라 턱뼈가 3조각으로 부서져 내려앉아 있었다. 이 하나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온통 피로 얼룩진 옷을 입은 아이는 축 늘어진 턱을 손으로 붙잡고 있었다. 두통이 다시 시작된 것이 그때부터 였을 것이다. 그때부터 작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곧장 딱따구리가 머리를 쪼는 두통이 시작되고, 아무리 두통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다.
그런데 지금 난 또 그 딱따구리가 머리를 쪼는 듯한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그제 아침에 우리 반 한 아이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울면서 등교를 했다. 입과 손에는 피가 많지는 않았지만, 제법 나온 듯 했다. 입술은 퉁퉁 부었고 잇몸과 이 사이에 피가 맺혔다. 또 간니인지 젖니인지 모를 이 하나도 흔들리고 부서져 있었다.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옆 반 아이가 신발주머니로 때려서 그렇다는 말을 듣고는 아이를 데리고 옆 반으로 갔다. 담임을 불러서 상황을 설명해야 했지만, 그럴 여유가 없었다.
‘어떤 녀석인지 혼을 내주리라. 부모를 불러야 한다. 그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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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헤어지기 아쉬워요. 선생님도 헤어지기 아쉽지요?”
매일 수업을 끝내고 교문까지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 하교를 시키려면 한 아이가 나를 꼭 껴안고 하는 소리다.
“그럼, 나도 헤어지기 싫지. 그러지 말고 너 우리 딸 하자. 그럼 헤어지지 않아도 되잖아?”
내 말에 아이는 슬그머니 손을 빼고 인사를 한다.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송편을 예쁘게 빚는다고 이웃집에 불려다녔고, 송편을 빚을 때마다 다들 크면 예쁜 딸을 낳겠다고 빠지지 않고 말했다. 난 그 말을 믿었고 정말 예쁜 딸을 낳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내게 못생긴 딸조차 허락하지 않으셨다.
둘째를 수술해서 낳았는데 마취에서 막 깨어나서 처음 한 소리는 “쌍꺼풀 있어요? 딸이에요?”였다. 유전의 법칙을 굳게 믿은 나는 큰 아이가 쌍꺼풀이 아닌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엔 반드시 딸을 낳으리라 믿었기에 딸 타령을 한 것이다. 그러나 아이는 아버지의 진한 쌍꺼풀을 닮지도 않았고, 딸도 아니었다. 다만 “신생아가 이렇게 예쁜 것을 처음 보았어요” 하는 간호사의 말대로 딸처럼 예쁜(?) 아들을 얻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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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올림이 있는 한 자리 수의 덧셈을 하는데, 덧셈과 뺄셈을 잘 하다가도 받아올림과 받아내림이 있으면 아이들은 그때부터 어려워하고 혼돈이 일어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맞는  학습방법을 생각해냈다.
“오늘 배울 방법은 귀신 시집보내기다.”
귀신 이야기를 가장 좋아하는 아이들이 무슨 소리인가 하고 눈을 동그랗게 뜬다. 그 좋아하는 귀신이 오늘은 학습재료다.
7+9를 어떻게 계산한다고?
“언니 시집보내기로 하면 7이 1을 9한테 주어서 16이 됩니다.”
“동생 시집 보내기로 하면 9가 3을 동생에게 주어서 16이 됩니다.”
“그리고 함께 시집보내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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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내가 재미있어요?”
“그럼, 현이는 아주 재미있는 아이지.”
“애들이 나한테 재미있대요.”
현이는 유머가 풍부하기 보다는 자기를 솔직하게 드러내는 아이다. 하고 싶은 말을 즉석에서 앞뒤 가리지 않고 하는데, 버릇이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자신의 부족한 면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기 때문일 것이다. 선생님의 입장에서야 조금 가리면서 말을 하면 좋으련만 1학년 아이에게 어찌 그런 기대를 하겠는가? 하긴 1학년 아이들이라도 대부분의 아이들은 선생님과 친구들의 반응에 몹시 신경을 쓰면서 말을 하고 행동을 한다. 부모님의 가르침에 의한 것이리라.
그런데 6학년이 되어도 주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현이처럼 하고 싶은 말을 즉석에서 그대로 하는 아이가 있었다. 특히 자신의 부족한 면을 부끄러움 없이 말한다.
“에이~ 하나도 모르겠다.” 하고 6학년 한솔(가명)이가 한마디 툭하면 아이들은 자지러지게 웃는다. 도대체 웃을 일이 아닌 일에도 교실은 웃음바다가 되곤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학습 분위기를 해치는 아이를 나무라기도 많이 했다. 그런데도 아이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모두가 아는 문제나 모두가 열심히 해내는 일을 큰 소리로 못하겠다고 하고, 하기 싫다고 말하기도 한다.
선생님 입장에서는 때로 얄밉기도 하고, 때로 가엾기도 하다. 가여운 마음이 들 땐 친절하게 남겨서 과외(?) 공부를 시키는데, 안 하면 안 되냐고 떼를 쓰고 결국 도망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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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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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  김순현    DATE  2006.09.18 - 20:18
...미안하다!!!
지난 학기말에....참 지쳐 있던 모습이 기억난다. 몸도 마음도 모두 지쳐서 숨을 쉬기도 힘들었다. 하루라도 빨리 방학을 했으면 하는 마음 뿐이었다.

방학동안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최선의 연수였다. 마음도 몸도 푹 쉬게 하자. 그래서 2학기에는 정말 잘 해보자....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미안했다. 몸이 힘들고 마음이 지치니 큰소리가 먼저 나간다...

푹 쉰 덕분인지 아이들이 다시 사랑스럽다. 보고 또 봐도 예쁘다. 내 눈빛을 읽은 아이들이 곁에 와서 고양이 처럼 기댄다. 사랑스러운 나의 딸들...아들들...

교사는 가르치는 일만 하면 좋겠다. 그러면 늘 이렇게 아이들을 사랑스럽게 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학교 평가라고 매일처럼 어느 사이트에 가입하고 무슨 파일을 올리라고 재촉이다.
운동회 연습은 매일 이어지고, 아이들도 처음엔 신기하고 재미있어 하더니 이젠 아이들도 힘이든지 대충 한다.

운동회에 작품 전시회를 해야하니 또 아이들 작품을 만들 구상을 해야한다.

할일들이 눈 앞에 빙빙 돈다.

아이들도 눈 앞에서 빙빙 돈다.

슬기로운 생활 실험을 위해 아이들을 데리고 1학년 복도를 지나갔다.
참 신기한 일이다. 모든 반 아이들이 죽은 듯 고요하다.
선생님 목소리만 들릴 뿐이다. 아이들 목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는다.
지금 발표를 하는 수업이 아닌 모양이다.

우리 반에선 단 한 번도 그런 모습이 없었다. 무엇을 하든가 아니면 떠들든가...아이들은 수업에 집중 할 때를 제외하면, 선생님이 잠시라도 눈을 마주치지 않으면 아이들은 재잘된다.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은지...절대로 참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한다. 그것도 큰 소리로...

그래, 그래서 아이들이다. 기가 죽지 않았다는 것이요, 생기발랄한 반인 까닭이다. 덕분에 창의성이 넘치는 작품과 이야기가 술술 나오지 않는가? 어제만해도 상상하여 이야기 꾸미기를 하는데 1학년 아이들답지 않은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다들 의욕적으로 다음 이야기를 만들어 붙인 까닭이다.

그런데....다른 반의 수업 모습을 본 이후로 이런 아이들의 말 소리가 자꾸 거슬린다. 우리 반은 왜 이렇게 떠들까? 왜 이렇게 아무때나 이야기를 할까? 짜증이 난다.
우리 반 아이들은 점심을 먼저 먹은 아이들은 밖으로 나가서 줄넘기를 한다. 다른 반 아이들은 다 먹은 후 자기 자리에서 조용히 기다린다. 다른 친구들이 다 먹을 때까지...
어쩜 그 탓일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가만히 있는 다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것일까? 물론 그것이 아이들의 특성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동안 밖으로 보낸 것이다.

그러나 내가 잘못 가르친 것이란 생각이 든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조용히 다른 사람을 기다릴 수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도 교육이지 않을까?

오늘은 토요일이다. 알림장을 모두 쓰고 같이 하교하는 날이다. 알림장은 5줄 정도...이것을 어떤 친구는 3분만에 다 쓴다. 그런데 어떤 아이는 40분이 걸린다. 글씨를 몰라서 보고 그리는 단계의 아이라면 모른다. 그런 아이도 10분이면 다 그린다. 그런데 받아쓰기 100점 맞는 녀석들이 40분 동안 알림장을 쓰고 있다. 먼저 쓴 녀석들은 기다리는 동안 끝없이 재잘거리고...
아이들이 기다리든말든 한 줄 쓰고 딴짓하고 한 줄 쓰고 딴짓 하던 녀석이 다 썼나보다. 마음은 착해서 짝꿍에게 알림장을 보여준다. 그것보고 쓰란다.
검사맡을 생각은 아직 감감하다. 빨리 검사 맡으라고 소리를 버럭 질렀다. 아이는 천천히 가방에서 일기장을 꺼낸다. 검사 맡을 곳을 펴더니 어제 일이 생각났는지 옆에 있는 친구에게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휴~

그때부터 였다. 내가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 것은...
학부모님들이 복도에서 다 듣고 있는데도 난 계속 소리를 질렀다. 멈춰야하는데...제동이 걸리지 않는다.

사실 아이가 잘못한 것은 없다. 단지 분위기를 파악 하지 못한 것뿐...
언제나처럼 느긋하게 해서 안 될 것이 무언가? 왜 오늘은 꼭 다같이 나가야 하는가? 천천히 쓰고 있으라고 하고 아이들을 먼저 하교 시킬 것을...

토요일만은 다같이 데리고 나가고 싶었다. 그리고 조용히 기다릴 때도 있다는 것을 가르치고 싶었다.
너무 피곤해서 일 것이다.
할 일들에 대하여 스트레스가 많아서 일 것이다.
넘치는 행사에 대한 부담이 나를 다시 지치게 하는 것일 것이다.

그래도 미안하다. 자꾸 미안하고 부끄럽다.
집에 와서도 자꾸 화가 난다. 왜 그렇게 소리를 질렀지?

그래, 오늘 다시 쉬자! 푹 쉬자!
그러나, 난 이미 몸이 좋지 않다. 몸살이다. 온 몸이 아프다.
소리를 지른 벌이다. 소리를 지른 날은 언제나 몸살이 난다.
자신을 위해서 소리를 지르지 말아야한다고 매일 되뇌이는데...

아, 힘들다. 피곤하다. 미안하다. 또다시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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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심 간단의견 수정::: 간단의견 삭제 :::
몹시 힘드셨던 모양이네요.  제 막내동생 부인이 지난 여름방학 내내 무슨 연수에 들어간다며, 시골에 계신 어머니까지 오셔서 아이들 봐달래며  서초동으로 통학하는 데, 안타까웠습니다.  하나님이 복주셔서 그 수고와 노고의 값이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2006.09.30 - 06:53 
최명숙 간단의견 수정::: 간단의견 삭제 :::
애쓰시네요..저희 언니도 대전에서 초등학교에 30여년이 지났는데..갈수록 힘들어하는 모습이 걱정이 되곤 합니다. 정말 ..아이들을 사랑하고 가르치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겠어요...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2006.11.02 -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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