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는 제가 아는 전도사님이 지도하는 청년들 여나뭇을 데리고 와서는 저희 교회당에서 하루를 묵어 갔습니다. 밤 아홉 시가 넘어서야 봉고승합차를 타고 와서는 마당에 내려서길래, 다짜고짜 "이리들 와보시오. 마침 달이 저기 저 앞산 높은 봉우리 위로 지금 막 올라와 빛이 훤하니 다같이 좀 바라봅시다." 했습니다.
모두들 어리둥절하면서 "별 이상한 목사님도 다 있다...!"하면서 엉거주춤 마당 한켠에 서서 달을 바라보았습니다. 웅성웅성 주욱 둘러서 느닷없이 굉장한 일이라도 벌어진 양, 먼 앞산을 바라보는 일은 좀 우습기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일출만 보는 게 아니라 월출의 장관과 신비에 함께 온몸으로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신나고 즐겁던지요.... ㄲㄲㄲㄲ ^^
아뭇소리 하지말고, 숨소리도 죽여가며 좀 조용히 얼마 동안이라도 이렇게 있다가는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라!고 하였습니다. 새삼스레 별이 저리도 수북하였는지, 달빛이 이렇게도 밝았는지.... 신기하고 놀라워 하였습니다.
그랬습니다.
그러고 보면 예수님이 참 멋지신 분이십니다.
"들에 핀 꽃을 보라,
어떻게 자라는지 생각하여 보라."
" 공중에 나는 새를 보라,
어떻게 살아가는 지 생각하여 보라!"
아무리 촌각을 다투는 숨가뿐 세상살이라 해도
숨은 쉬어 가며 살아야 하느니,
아무리 눈 코 뜰 새가 없다 하여도
눈과 코는 뜨고 있어야 하듯,
좀 멈추어서
달빛 그 부드러움과 환함 가운데 흠뻑 젖어듦도
좋을텐데....
.....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