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강의실

느낌있는성서읽기

걸으며떠오른생각

만난사람

성서읽기

세상보기

월간홀씨

마을지기방

민들레책방

회원접속 : 0
비회원접속 : 3
새회원 : 0
총회원 : 2,776

아이디

비밀번호

자동

::: 임규일의 이런말 저런말 :::

:::글쓴이 소개:::

201

Name	임규일

Subject	한국의 기독교는 오늘 우리에게 과연 무엇일까....

여러곳에서 호평을 아끼지 않는 것을 보고서 영화 "오아시스"를 보기위해 극장에를 갔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이천시내로 갔습니다. 이른바 개봉관이라지만 지방의 소극장이라선지 개봉상영하는 첫날 첫시간인 데 열명도 안되는 관객을 놓고서 이른바 "필름은 돌아간다"이어서 그런대로 촌스럽게나마 구경했습니다.
영화에 대해서 여러가지 말을 다할 수는 없고요, 제가 좀 특별하게 보게 된 것은 영화 중에 나오는 기독교와 관계된 장면입니다. 불교 승려도 아니고 무속종교인도 아니고 하필이면 목사와 목사의 교우 가정 심방장면으로 다루었는지는 알수 없겠으나, 이런 장면이 보여주는 기독교에 대한 이미지 또는 이런 장면을 통한 기독교에 대한 인식의 경향이 목사인 저에게는 좀 걸리는 대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영화라는 대중매체를 통해 그려지고 비쳐지는 기독교의 모습은 작품 본래의 취지나 의도와는 별도로 '기독교의 모습'의 한 전형으로 인식되고 각인될 수 있기에 그 영향를 간과할 수는 없습니다. 그저 단순히 영화 속의 한 장면인데 하고 지나칠 수도 있으나, 그게 그렇게 되지만은 않지요. 문제는 사회통념도 통념이지만 기독교 자체 내에 더 있습니다. 이미 현실은 영화속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모습으로 기독교와 그 교회의행태가 인식되고 있음입니다.

보십시오!
1. 심방 간 그 가정- 얼마나 돈독한 기독교 신앙의 가정인지는 불확실함 - 은 전혀 기독교 신앙심과 신앙인격을 지니고 있지 못합니다. 주인공의 형은 자기 교통사고의 책임을 동생에게 전가시켜 감옥살이시켰습니다. 형수는 그 시동생을 노골적으로 싫다고 하며 나가달라고 합니다.동생은 내 인생에서 빠져달라고 합니다.어머니는 전전긍긍합니다. 자기들의 돈벌이와 안전한 당장의 삶을 위해 형제를 이용(악용)하고서도 그가 어떤 해악이 될까 전전긍긍합니다. 나중에, 별 수 없이 동생이 강간범으로 현장에서 잡혀 다시 감옥에 가게 되었어도 피해자 가족과 보상비 흥정하며 머리굴려 싸울 망정, 동생은 쓰레기 치우듯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목사는여기에 심방와서 그의 개과천선을 위해 기도합니다. 정말 회개할 사람들은 따로 있는 데...
주인공이 또 과실을 범하여 유치장에 갇혔을 때 어머니가 목사님을 모시고 와서 기도하던 중 주인공은 유치장을 탈출합니다. 교회와 목사와 기도하는 신앙행위의 무력감,희화화..... 영화 속의 가정과 그들의 삶과 인격에 아무 관여도 기능도 책임도 없는 기독교.... !! 기독교,목사,심방,예수님 이름으로 드려지는 기도 등이 대체 무엇이며 무슨 가치창조적 기능을 합니까... 아무것도 아니어요. 그냥 덧씌우기 일뿐...

2. 영화 속의 기독교와 목사와 그 신앙행위는 한마디로 웃음거리입니다. 개그콘서트의 소재감도 못됩니다. 기독교 본래와는 아무 상관도 없고 의미도 없으면서 기독교의 모습으로 그렇게 보여지는 것입니다. 교화란 게, 기독교란 게 이런거지 뭐... 이런 냉소거리로 되어버려 있음을 영화는 설명합니다.
이런 경우는 임권택감독의 '노는계집 - 창'이란 영화에서도 다를 바 없이 다루어집니다. 거기서는 매춘사업을 하는 어느 사장이 자기 가족들과 함께 주일예배 간답시고 잘차려입고 나서면서도, 사업장 사람들(포주)에게는 실적을 올리고 얘들(고용착취 매춘녀) 단속 확실히 하라고 이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교회와 교회의 신앙,교인들의 신앙생활이라는 게 막말로 하면 뭐 말라비틀어진거냐?는 조입니다.
살아가는 인생의 삶의 건강한 내용과 인격화가 되어 있지 못한 '꺼죽 신앙'을 이렇게 비꼴수가 있을까요? 우리(교회,기독교)만 모르고 있는 겁니다. (이렇게 까지 자학적일 것은 물론 없겠지만서두....)

3.목사로서 나 자신이 초라하고 궁색했습니다. 영화를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세상에, 이웃에 비쳐지고 있는 기독교의 실상과 이미지가 이런것이로구나.... 기독교가 이렇게 밖에 다루어지지 않고 있구나...하고 새삼 알았기 때문입니다.

기독교가 아무리 저나름의 기독교 신앙과 그 진리와 무엇을 말해도 이땅의 사람들은 자기식대로 받아들입니다. 이것은 토착화도 아니고 문화화도 아닙니다. 알맹이가 애매모호하니까요. 아무렇게 되어었어도 가서 잘되라고 복빌어주는 것은 어떤 잡종교도 다하는 일입니다.사람들은 무조건 그런것만 원하고요. 그러면 기독교는 뭡니까? 다 따로 노는 것이지요 뭐.... 기독교와 기독교 신앙이 무슨 반창고입니까? 물파스입니까.... 우리가 너무 우물안 개구리이고 방안 퉁소이어요. 세상은 기독교를 반창고나 물파스 정도로도 안보는 것 아닙니까.... 물론 이게 아닐텐데 말입니다. 아직 우리가 그렇게 비참할정도는 아닐텐데....

만화같은 기독교...! 로 비쳐지는모습이 여러가지로 썰렁하더군요. (저의 과민되고 옹색한 생각이라면 정말 부끄럽습니다.)

영화는 쓰레기 자본주의,물질주의로 비인간화한 사회, 몰인격적 삶의 양태와 그 착잡함을 보여 줍니다. 찌들고 헝크러진 무겁고 고단한 우리의 일상입니다. 감독은 우리 모두가 '장애자'들임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풍경과풍경 속의 시끄럽고 잡다한 소음, 넝마같이 흐트러지고 너부러져 있는 정신 사나운 장면들이 그렇습니다.
오히려 건강한 자들이 누군가? 영화 속에는 변두리로 내몰려진 인생과 뇌성마비 장애자입니다. 그들은 나름대로 순정과 진실과 인간적 최소한의 본성적 갈구로 자신을 표현하고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서로를 존중하고 따뜻이 배려합니다. 그래도 그들에게는 남들이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나름대로의 사랑의 진실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사랑행위는 서로가 서로에게 베푸는 더없는 성체성사입니다. 인간적 삶의 희망과 인간다움이 어디서 어떻게 비롯될 수 있는가를 보여줍니다.
왜 우리 기독교와 기독교인과 그 훌륭한 신앙열심들은 그것을 보여주지 못할까요..... ??? 우리의 사랑, 믿음,진리는 대체 오늘의 우리에게 무엇이 되어주고 있을까요....

영화를 보면서
신경림 시인의 "가난한 사랑노래"라는 싯귀가 생각났습니다.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 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뒤에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하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서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것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영화 마지막은
주인공이 유치장에서 뛰쳐나와 '공주'의 방에 비치는 나뭇가지 그림자를 없애기 위해 창밖의 나뭇가지를 베어 치우는 광경입니다. 오헨리의 '마지막 잎새'의 장면이 생각납니다. 왜냐하면 '공주'는 그 나무가지 그림자가 무섭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서로 무서움과 외로움과 고단함의 그림자를, 그 음험한 껄끄러움들을 거두어주는 일을 했으면 합니다.
사랑을 믿고 사랑을 그리워하고 사랑을 기다리며 희망함은 행복입니다. 오늘의 일상적인 고단한 삶도 귀히 살아가게 만듭니다.즐겁게 하고요.... 빛나는 표정으로 방을 빗자루로 쓸고 있는 '공주'의 모습이 그러합니다.
돈과 당장의 이익과 안전을 위해 삶을 흥정하는 사람은 도둑이 제발 저리듯 쫓아오는 자가 없어도 도망하는 거구요...

<그런데 '공주'가 누구였더라.......???>

사는 게 뭔지....
영화를 보면서 계속하여 마음 속이 물컹물컹합니다.

인간적인, 진심으로 인간적인 최소한의 순정과 진실을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바로 거기에 우리 기독교와 기독교 신앙과 삶이 자리했으면 더 바랄나위 없겠고요...... 흔히 "사랑의 기독교"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뒤의 '기독교'는 떼어 버리고 '사랑의 '만을 찾는 듯 합니다. 왜요? 그 '기독교'는 '기만교'이었기 때문에.....??? 영화 <오아시스>에서는 삭막한 사막같은 세상에서 가장자리로 밀려난 인생 끼리 서로 만나서 서로에게 '오아시스'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서로를 받아주고 인정하고 이해하고 배려하고 '인간'임을 실감하게 해준 '고마움'입니다. 이런 "아름다움"이 과연 세상을 구원하는군요.
차라리 우리 기독교도 '기독교'라는 액자에서 나와가지고 진솔한 '사랑'으로만 살아 꿈틀거리면 어떨까요....!!

"말씀이 육신이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요1;14>

그 영광을 보니.....!!!

정말 간절한 이야기입니다.

DATE: 2002.08.15 - 16:16

LAST UPDATE: 2002.08.16 - 16:30

218.148.44.140 - Mozilla/4.0 (compatible; MSIE 6.0; Windows 98; Win 9x 4.90)

어떤 추모사

이런 그리움 하나.....


45	감사절에...!	임규일	2002.11.14	804

44	어떤 귀향 일기	임규일	2002.11.11	722

43	그 아들에 그 아버지.... ^_^	임규일	2002.10.30	594

42	물음 앞의 실존...!	임규일	2002.10.24	716

41	교회의 노래, 교회의 꿈.	임규일	2002.10.06	885

40	참 좋은 이름.	임규일	2002.09.30	599

39	추석명절에 나누는 '말씀'	임규일	2002.09.19	769

38	시민권 있지 않습니까?	임규일	2002.09.17	778

37	죽음을 살아가는 현실? 나는 생명을 살고프다.	임규일	2002.09.02	867

36	산다고 사는 게 아니고, 그저 은혜로 사는 것임을....	임규일	2002.08.30	903

35	어떤 추모사	임규일	2002.08.22	1132

34	한국의 기독교는 오늘 우리에게 과연 무엇일까....	임규일	2002.08.15	1124

11 12 13 14 15 1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