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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규일의 이런말 저런말 :::

:::글쓴이 소개:::

201

Name	임규일

Subject	꾹 짜면, 사랑만 쪼르르 흘러내리기를.....

   김장철이 되었습니다. 교회에서도 올 겨울과 내년의 이른 봄 까지 먹을 김장을 담게 되었습니다.  작은 시골교회로서는 뭘 하나 하더라도 온교회 잔치가 됩니다. 젊은 새댁 부터  늙은 할머니 성도에 이르기 까지 모두들 나서서  어깨에 힘빠지도록  한바탕 열심을 내었습니다.
   따로 날을 잡아서 함직 하건만, 저마다 일손이 바쁘고  모이기도 쉽잖고 하니  결국은 주일에 모여서 하게 되었습니다. 한번에 다같이 모일 기회는 더없이 좋은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이해하기로 하였습니다. 넓게 생각하면 이 모든 열심도  하나님께 드리는 산 제사려니 하는 것입니다. 사실이 그렇기도 하구요.....
  그런데, 이렇게 여럿이  일하다 보면  평소 생각하지 못햇던 모습들이 엿보이기도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여럿이 모여서 뭔가 일을 벌이고 굉장하다 싶으면 비로소 얼굴을 내밀게 되는 이들의 경우입니다.  여럿이 할 때  혼자서 빠지면 이상해지니 나와서 얼굴 도장을 찍는 일이지요.
    이런 사람은 혼자서는 절대로 안합니다. "왜  나만 나와서 일하느냐? 나는 뭐 할일 없는 줄 아느냐!  내가 무슨 교회 머슴이냐....? " 뭐 이런 심사가 없지않아 있는 것입니다.  이런 보이지 않는 계산과 눈치살핌이 내놓고 말하기 어려운 갈등과 힘듦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봉사하고 섬기는 일이 자유롭지 못하고, 뭔가에 매이고 얽히고 억압적이고 구속적인 뭔가가 있습니다.   얼마든지 단순하고 편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인데도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부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많이 거듭나고는 있지만, 그래도 서로들 계산이 복잡한 것을  살펴보게 되는 쓸쓸함이 있습니다.
  하긴, 이런 게 세상 살아가는 재미이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이번엔  담그던 김장 배추 포기를 좀 늘리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더 담은 김장김치를  작은 상자에 담아  홀로 지내시는 노인교우들 가정에 갖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처음엔 뭐 그럴 것 까지 하며 망설이고, 그 어른들도 다 담아다 주는 이들이 있다면서 떫떠름하였는 데,  준비해 놓은 것을 보고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김장을 마치고선, 여러 노인분들께 권사님 몇분이서 일일이 갖다드렸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얼마나 흐뭇해 하는 지, 그 감동에  모두들 감격해 하였습니다.  작은 나눔 - 큰 감동을 체험한 것입니다. 조금만 수고하면 얼마든지  하나님 나라를 여기서도 이루어가며 체험할 수 있는 것을.....!!  모두들 잘했다하면서  마음이 부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믿음이란 게 뭡니까?
  바울 어르신이 하신 말씀 처럼,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 뿐임을 !  살아가면서 절절히 깨닫습니다.

  아!  가을이 낙엽 처럼 떨구어지고 있습니다. 내린 비에 젖어 후두둑 한꺼번에 떨구어져 이리저리 뒹굴고......    아웅다웅하던 날들이 참으로 허허롭습니다.

  사랑함만이 남습니다.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이 하나에게 펼쳐보이는 사랑의 손길 -  하나님이 기억하시는!   그 행복의 순간순간에만 존재할 수 있다면....    간절함으로 몸이 떨립니다.

  어느 분이 이런 말씀을 하였던 것을 기억합니다.
  "장미 꽃에도 가시가 있다고 하지만, 이렇게도 말을 해봅시다.
   가시가 돋은 장미도 고운 꽃을 피운다고! "

  꽃 !
  ...  ...

  내 몸과 몸으로 살아가는 삶의 여기저기 돋아난 몹쓸 가시들이 꽃으로  피어나게 되기를 꿈꾸어 봅니다.

  < 저무는 가을 문턱에서  짐짓 봄을 그려 봅니다. >

DATE: 2003.11.10 - 22:57

LAST UPDATE: 2003.11.10 -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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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썰렁한 겨울이여....!

어느 홀씨들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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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또, 새해를 기다리며 - 가난한 마음	임규일	2003.12.26	1045

91	죄송한 크리스마스	임규일	2003.12.19	1222

90	추방 X - mas. 엑스마스가 아니라 크리스마스를!	임규일	2003.12.10	1096

89	남은 시간들을 위하여	임규일	2003.12.02	1107

88	이 어쩌지 못하는 망연함으로....^^	임규일	2003.11.26	1032

87	우리들의 썰렁한 겨울이여....!	임규일	2003.11.21	1007

86	꾹 짜면, 사랑만 쪼르르 흘러내리기를.....	임규일	2003.11.10	747

85	어느 홀씨들의 만남	임규일	2003.10.28	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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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 열매로 남게 된다는 일...!”	임규일	2003.10.08	1324

82	가끔은 엉뚱한 노릇도 즐겁고.... ^^	임규일	2003.10.07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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