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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규일의 이런말 저런말 :::

:::글쓴이 소개:::

201

Name	임규일

Subject	남은 시간들을 위하여

12월이다. 올해도 남은 날들이 서른 날이 있을 뿐이다. 그 많은 시간들이 흐름 속에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많은 날들이 남아있지 아니하다. 시간의 소중함을 새삼 절감하게 되는 것이다. 그 소중한 시간들을 한낱 사라져 버리는 시간이 아니라 살아있는 시간들로 만들어 가야 할텐데, 그 지혜로움이 간절하다. 성경에 보면, 가장 오래 장수한 사람으로 969세를 살았던 ‘무두셀라’가 있다. 그에 비하면 예수님의 33세의 삶은 정말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장수하진 못했어도  영원히 살아 계신 ‘생명의 주님’으로 우리를 이끄신다. 그 차이가 무엇일까.....?

한달 전에, 세상을 떠나신 성도님이 계시다. 바로 ‘민들레 홀씨’ 창간호에 올린 <목회일기>에 소개했던 분이다. 새벽기도회에 오셔서 끄억끄억 우시면서 기도하시던 그 분이다.  폐암 환자로 2,3년 동안 방사선치료며 항암 주사로 지내오셨다. 이 분이 운명하시던 날을 잊을 수가 없다. 몹시 지치고 쇠약하여 몸앓이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집으로 찾아보게 되었다. 목사님께 점심대접을 하고 싶다고 하여 시간 약속을 하고, 약속시간에 맞추어 집으로 갔고, 결국 그 점심식사가 ‘최후의 오찬’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간단한 심방기도회를 통하여  나는 그분에게  계2:8-11의 성경말씀을 읽어드렸다. “네 환난과 궁핍을 아노니, 실상은 네가 부요한 자로다.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는 말씀을 강조하여 증거하였다. 많고 많은 성경말씀 중에서 하나님은 내게 왜 이 구절을 증거하게 하셨는지, 생각할수록 의미심장하다. 그분은 평소 은밀한 믿음생활과 기도와 헌금(“무명으로 사용하여 주세요”하면서 건넨 헌금을, 어느 개척교회 예배당 건축헌금으로 전달한 일도 있다.)을 기억하는 바, 병고와 아픔과 환난이 있지만  신앙적으로는 분명 부요하고 건강한 분이었다 보았기 때문이다. 수 백억 돈뭉치 가방을 건네며 권력과 실익을 팔고 사는, 고약하고 덧없는 인생들에 비하면 분명히 그렇다고 본다.

숨을 그치고  눈을 감으신 자리에 가보니, 낡고 귀퉁이가 터진 헌금봉투에 넣어둔 헌금이 놓여있었다.  그는 숨지는 순간에도, 목사가 올 줄 알았는지 그렇게 ‘감사헌금’을 준비하여 놓고 세상을 떠난 것이었다.
점심을 먹으며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그분 남편과, 그분과, 우리부부와, 함께 심방 갔던 권사님, 이렇게 다섯이서 점심식사를 하였었다. “우리 누구나 살다가 갑니다. 건강한 줄 알고 사는 이는 그러나 그것을 실감하지 못하며 살아가고, 병고로 고생하는 이는  그 사실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깨닫고 실감하는 것이겠지요. 그렇다면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음을 더 먼저 아는 것이니, 그 남은 시간을 정말 귀하게 보내셔야 할 것입니다. 불평과 원망과 한숨과 탄식으로 보내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지요. 내외간에, 자녀들에게, 친지와 이웃들이랑 더 많이 사랑하도록 하세요. 사랑하는 일들로만 시간을 보내도록 하시지요. 하루를 살더라도 정말 고맙고 감사하고 따뜻한 사랑의 기억들만 남도록 말입니다.” 이렇게 이야기 나누던 시간이 낮 1시-2시 경 이었다. 그런데 이분이 눈을 감으신 시간은 그날 밤 11시 40분 경이었다. 남은 시간은 불과 10시간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몰랐었다. 알 수가 없지.....  처음과 나중이신 분은 하나님이시니...

2003년, 시작이 엊그제인데  어느덧 그 마치는 날이 가까이 왔다.  농구나 축구경기를 보면 그 남은 1분 1초라도 어떻게든 잘 살려서 승리를 이루어 보려고 전심전력하는 모습을 본다. 아직 남은 시간들 - 그 처음과 나중은 하나님만 아시겠지만, 주어진 한순간 한순간에 성실하고 생명의 진솔함으로 채워가는 지혜를 터득하여야 하겠다. 중요한 사실은 장수를 누림이 생명의 부요함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래 살게됨이 아니라 영원히 살아있게 됨을 추구할 일이다.

DATE: 2003.12.02 -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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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 X - mas. 엑스마스가 아니라 크리스마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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