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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숙의 "사과꽃 향기나는 방" :::

:::글쓴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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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2회(200828) - 한낮에 산을 찾은 선물 - 그 산은 다람쥐의 산이었더라

200828 구로FM 이희숙의 산의 향기 /
산을 오르며 3 - 한낮에 산을 찾은 선물... 그 산은 다람쥐의 산이었더라...

< 오프닝 – 푸르른 날 – 눈이 부시게...  송창식의 노래로...

구로FM ‘이희숙의 산의 향기’에서 만나 뵙는 여러분 반갑습니다. 태풍이 지나고 푸르른 날을 기대하면서... 오프닝 음악으로 들었습니다.
어제는 ‘바비’라는 태풍과 비바람의 영향으로 모두 놀라고, 밤잠도 설치셨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태풍오기 직전에 뒷산에 다녀왔어요. 비바람에 마른 나뭇잎들이 이리저리 흩어져 있었어요.
지난 봄에, 산에서 산나물 채취하는 아줌마들 뒤에서 배운 나물이 하나 있어요. 그 나물은 작은 깻잎나무처럼 생긴 쐐기풀, 산속 그늘에 쐐기풀이라는 산나물이 아주, 정말 많았어요. 모를 때는 그냥 지나쳤는데, 알고 보니, 얼마나 많이 눈에 띄는지요... 눈길 닿는 그곳이 온통, 초록의 쐐기풀 언덕이더라구요. 숲속 길가에는 여름을 지나면서, 그 쇄기풀이 아주 풍성하게 자라 초록동산을 이루고 있었어요. 얼마나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좋고, 신기하던지요. ㅎㅎ

오늘도 산의 향기, 한낮에 시원한 숲속으로 함께 가보십시다.

<음악... ‘아무도 모르라고...’ 김동환 시/ 임원식 곡/ 테너 고성현씨가 부릅니다.

7월에 시험방송과 두 주전, 본방 첫방송에 이어서, 민들레성서마을, 이야기마당, 이희숙의 사과꽃향기나는 방, 산을 오르며 시리즈 3번의 글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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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산을 찾았다. 보통은 오전이나, 오후에 더운 낮의 해를 피해 산에 가곤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낮에 땡볕을 머리에 이고, 집을 나선 것이다. 오후에는 다른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도 없는 한낮의 숲 속은 고요했다. 적막함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였다. 산을 찾기에 적당한 시간에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좁은 길을 서로 비켜가며, 다른 사람과 마주치기도 하고, 함께 걷기도 한다. 그러나 한낮에 찾은 산에서, 나는 온 산이 내 산인 양, 혼자 걷는 호젓함을 만끽하였다. 이것이 한낮에 산을 찾은 선물이리라.
  햇빛과 그늘로 이어지는 숲속 길에서, 출애굽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돌보아주신 하나님의 손길을 느꼈다. 그 숲길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이 보내주신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을 경험하는 듯했다. 숲길을 지날 땐 시원했고, 벗어나면 더웠다. 더운 열기도 산 속에서는 그리 덥지 않았다.
  산 길에는 부드러운 흙으로 이어지는 곳이 있다. 거기서는 신발을 벗어들고 온몸으로 자연을 느끼고 싶었다. 맨발에 닿는 흙이 주는 부드러움을 느낀다. 뜨거운 햇빛을 받은 흙은 마치 해변의 백사장을 걷는 기분이다. 그늘에 젖은 흙은 촉촉함과 시원함을 준다. 작은 옆길에 있는 솔잎 위를 걷는 푹신함 또한 부드러운 카펫을 걷는 기분이다. 조금이라도 더 맨발로 느끼려고 직선 길이 아닌 먼길로 돌아간다. 가끔,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날아다니는 산새들의 소리가 적막을 가른다.
  맨발로 걸으려니 바닥을 자주 살피게 되었다. 혹시 발을 상하게 하는 뾰족한 물질이나 작은 돌멩이가 없나하고... 그러다 보니 불쾌한 물건들이 가끔 눈에 띄었다. 다름 아닌, 애완견들의 배설물이다. 약수터의 수질에만 관계되는 것이 아니었다. 맨발로 걷는 내게 커다란 장애물이 되었다. 여기까지 데리고 와서는... 치우지도 않고, 서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공중도덕을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음악 – 아바의 ‘댄싱 퀸’/황야의 무법자 일부분... 앞부분... 듣고 선택.../ 후니쿨리 후니쿨라

  약수터로 내려가는 길 숲속에 연분홍 싸리꽃이 조용하게 피어 있었다. "아무도 오지 않는 깊은 산속에 조로롱 방울꽃이 혼자 폈어요." 동요가 절로 입가에 맴돈다. 약수터에서 흘러나온 물이 멀리, 개울이 되어 흐른다. 그 물에 발을 씻는다. 그 물이 너무나 차서 놀랄 정도이다. 한가한 약수터에서는 차례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다. 운동기구들도 모두 내 차지다..
돌아오는 가파른 언덕길에는, 오전에 지나간 산악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힘겨운 페달의 바퀴자국이 선명하다. 그 언덕에서 매미들이 일제히 경쟁이라도 하듯 합창을 한다. 한 낮에 찾은 방문객을 환영하듯, 아니면 서로의 존재를 알리려는 듯이... 찌르르르...찌르르르... 째끌째끌... 그 소리는 마치 꾀꼬리처럼 노래하기도 하고, 종달새의 노래처럼 들리기도 했다. 여느 매미들의 노래처럼, 단조로운 매미소리 맴맴이 아니었다.
  낮은 수풀 아래에서 점심밥을 찾는 아주 작은 다람쥐를 만났다. 산골짜기의 다람쥐, 아기 다람쥐를 만나는 기쁨을 더 큰 선물로 얻은 것이다. 아기 다람쥐가 인적이 끊어진 한낮에 양식을 구하러 외출한 것이다. 그 산의 주인은 따로 있었다. 다람쥐와 까치, 꿩... 그들이 주인이었다. 우리 인간들만의 것인 양 생각하니 부끄러웠다. 때 이르게 핀 키 작은 코스모스도 수줍은 듯 빨간 꽃잎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내게 우면산에 초대했던 친구를 우리 동네 뒷산, 다람쥐의 산으로 초대해야겠다. 긴 산등성이를 타기도 하고, 약수도 한 잔 마시고... 매미의 노래를 들려주고, 다람쥐의 재주도 보여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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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필, 이 글 역시 2003년 8월에 작성된 글인데, 그땐 애완견으로, 지금의 반려견처럼, 등록을 하고, 인식표를 부착, 목줄착용, 맹견 입마개, 배설물수거 등을 계몽하고, 벌금을 부과하는 등의 준칙이 엄격하지 않을 때죠. 지금은 인식이 개선되어 잘 지키는 것 같아요.
< 참, 글 중에 우면산에 초대했던 친구도 우리 동네 와 보았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 음악- 내 마음 깊은 곳에 / 김명희 시/이안삼 곡 / 테너 박세원의 음성으로 들으십니다.
제가 최근에 접한 곡인데, 이 곡의 작곡자 이안삼 선생님이 지난 주 8/18에 하늘나라로 가셨다고 해요. 추모하는 마음으로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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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불볕더위로,,, 잠못드는 밤을 보내시나요? 입추 처서가 지나... 아침저녁으로 시원하기도 하죠? 우리집은 시원해서... 잠을 잘 잔답니다. 여러분도 꿀잠...

DATE: 2021.07.10 -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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