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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승진의 예수찾기 :::

:::글쓴이 소개:::

287

Name	한승진

Subject	트로이 전쟁의 두 영웅

트로이 전쟁의 두 영웅

  고대 그리스 시대, 가장 잔인하고 불운한 사랑에 빠지고 만 비련의 두 주인공이 있었습니다. 이들이 바로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와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이다. 사랑에 눈 먼 두 남녀는 트로이로 도주하고, 파리스에게 아내를 빼앗긴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는 치욕감에 미케네의 왕이자 자신의 형인 ‘아가멤논’에게 복수를 부탁한다. 이에 아가멤논은 모든 그리스 도시 국가들을 규합해 트로이로부터 헬레네를 되찾기 위한 전쟁을 일으킨다. 이 전쟁의 명분은 동생의 복수였지만, 전쟁을 일으킨 실질적인 이유는 모든 도시 국가들을 통합하여 거대한 그리스 제국을 건설하려는 야심이었다. 이렇게 금지된 사랑이 일으킨 거대한 10년 전쟁이 그 유명한 트로이전쟁이었습니다.
  트로이 전쟁 이야기를 배경으로 볼프강 패터슨 감독의 ‘트로이’(2004년)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전승되어온 신화의 이야기에 새로운 인물들의 삶을 예술성으로 형상화하여 제시하여 새로운 재미와 의미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신화에서는 아킬레스(신화의 이름은 아킬레우스로 아킬레스는 영어식 이름)가 헥토르를 죽였지만 영화에서는 헥토르라는 인물이 아킬레스와 맞서는 대칭적 인물로 새롭게 탄생되었습니다.
  영화 트로이에서는 두 영웅이 등장합니다. 그리스 연합군의 선봉장이자 신의 아들인 ‘아킬레스’(연기:브래드 피트) 그리고 트로이의 용맹한 장수 ‘헥토르’(연기:에릭 바나)입니다. 영화 속에서 두 사람은 비교의 대상이 됩니다. 아킬레스는 신의 아들인 만큼 전쟁에 나갈 때마다 승리를 하며, 모든 영광과 재물을 얻습니다. 그에게 왕의 명령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가 속한 나라도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런 그의 자세는 그야말로 기고만장(氣高萬丈)이었습니다. 그렇게 자신감과 교만이 어우러져 방탕하게 생활하던 그는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됩니다.
  아킬레스와 달리 헥토르는 신의 아들이 아닌 인간의 아들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적수인 아킬레스와 비교하면 상대도 되지 않는 잘난 것 하나 없는 인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타고난 재능이나 여건 어느 것 하나 대등하게 맞설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이건 아킬레스나 헥토르 그리고 이들을 따르는 사람들과 두 나라의 왕과 국민들도 잘 아는 객관적인 사실이었습니다.
  누구나 예상한 대로 전쟁의 시작부터 파죽지세로 아킬레스가 이끄는 그리스 연합군이 승전을 거듭했습니다. 아킬레스가 이끄는 군대는 사기충천한 자신감으로 헥토르가 이끄는 트로이 군대를 밀어붙였습니다. 계속되는 공격에 트로이는 이리 찢기고 저리 찢기며 패전을 거듭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마지막 승자는 신의 아들인 아킬레스가 아닌 인간의 아들인 헥토르였습니다. 헥토르는 대승을 거두면서 나라를 구했고 아킬레스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습니다. 이 두 사람의 이야기는 마치 이솝우화에 나오는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이야기를 연상시킵니다. 자신의 타고난 재능과 신체적인 조건에 자신감이 지나쳐 방심한 결과 경주에서 진 토끼가 아킬레스의 경우입니다. 비록 타고난 신체적 조건과 재능에서 비교조차 안 되는 악조건이었지만 도전하고 포기하지 않는 집념과 끈기로 경주에서 이긴 거북이가 헥토르의 경우입니다.
  또한 이들의 이야기는 중국고대사의 유명한 두 인물인 항우와 유방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항우와 유방의 이야기는 <초한지>로 형상화되었고 우리가 즐기는 장기로도 형상화되었습니다. 항우와 유방은 중국 천하를 놓고 대결한 영웅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여러모로 상반된 인물이었습니다. 항우는 명문가 출신으로 기세나 실력 면에서 뛰어난 인물인데 반하여 유방은 시골 건달 출신으로 전쟁에서는 여러모로 서툰 지략가에 속했습니다. 이 둘의 싸움은 초반부터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항우의 압승이었습니다. 그러나 최종 승자는 유방이었습니다. 바로 이 유방이 한나라를 세운 한 고조입니다. 이 둘의 차이를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항우가 잘 쓰는 말은 “어떠냐(何如)!”였습니다. 싸워서 이길 때마다 부하들을 향해 이 말을 던지며, 당대 최고의 장군이자 지도자임을 자부했습니다. 이와는 달리 유방은 늘 부하들에게 “어떻게 하지(如何)?”라고 물어보았습니다. 닥친 어려움에 대한 의견을 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결과, 자신의 능력을 과신한 항우는 동료나 부하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단독으로 일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고 충성스런 부하장수들과 신하들은 점차 말문을 닫았습니다. 반면 항상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유방은 부하 장수와 신하들에게 권한을 나누어주고 그들을 잘 활용했습니다. 동료나 부하들의 의견을 존중했던 그를 많은 이들이 믿고 따랐고, 수많은 부하 장수들의 도움으로 한 나라의 초대 황제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인간형은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에게서도 볼 수 있습니다. 유비는 매사에 겸손하게 다른 사람의 의견과 입장을 존중하고 자신의 이익보다는 공의를 중시했습니다. 그의 이러한 성품으로 관우와 장비와 같은 용장, 제갈공명과 방통과 같은 지략가들과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일방적인 통보나 지시보다는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옛말에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한 손바닥으로는 울 수 없다.’는 입니다. 아무리 힘이 센 장수라도 한 손바닥으로는, 어린아이조차 손쉽게 내는 박수 소리를 내지 못합니다. 이처럼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하는, 협력(協力)과 조력(助力)이야말로 승리의 비결입니다. 판소리에서도 ‘일고수 이명창(一鼓手二名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북을 치는 사람이 첫째이고 소리를 잘하는 사람이 그 다음이라는 뜻으로 아무리 명창이라 할지라도 고수가 잘해야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다시말해 판소리의 주인공은 명창 만으로 충분한 것 같지만, 소리를 북돋아주는 고수가 있어야 멋진 공연이 이루어 질 수 있고, 진정한 명창은 뛰어난 고수를 알아보고 존중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인간의 유형을 두 가지로 나눈다면 아킬레스형 인간과 헥토르형 인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아킬레스는 선천적으로 남보다 뛰어난 두뇌와 재능과 가정환경을 배경으로 하는 사람을 상징합니다. 그에 반해 헥토르는 아킬레스와 비교해서 보면 그저 그런 재능과 가정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을 상징합니다. 이 두 가지 유형의 사람을 놓고 볼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킬레스와 같은 사람을 부러워합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은 백 명 중 한 명 정도로 극소수이고 원한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에 반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헥토르와 같은 사람입니다. 이렇게 주어진 그저 그런 조건과 여건 이것이 바로 저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문제는 바로 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패배자 헥토르와 승리자 헥토르가 결정됩니다.
  아킬레스는 자신의 타고난 조건과 자신의 군대와 트로이 군대를 보고는 승리를 확신했습니다. 이렇게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는 성급하게 가볍게 승리에 도취되어버린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토끼가 자신보다 못한 거북이의 신체조건과 경주코스만 바라본 것과 같습니다. 아킬레스의 결정적인 패인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헥토르의 마음을 보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헥토르가 승리한 것은 그가 타고난 재능이나 좋은 여건 때문이 아닙니다. 신의 도움도 아닙니다. 그가 승리한 비결은 그가 바라보는 초점과 그의 자세에 있었습니다. 그는 눈에 보이는 자신과 아킬레스의 조건을 바라본 것이 아닙니다. 그는 분명하고 옳은 목표를 보았습니다. 그는 침략자들로부터 자신의 나라를 지켜야한다는 굳건한 신념이 있었습니다. 이 목적 아래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이 일을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하는 그런 취미활동이나 선택이 아닙니다. 이 일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반드시 해야만 하는 가치였습니다. 이처럼 목숨을 걸고 모든 것을 걸고 전쟁에 임하는 헥토르에게 그저 자신의 기분대로 전쟁에 임하는 아킬레스는 적수가 되지 못합니다.    또한 헥토르는 전쟁의 승패에 연연하지 않았습니다. 한번 두 번 세 번 아니 계속되는 승전을 거듭하면서 아킬레스는 자신감이 넘쳐 자만에 빠져들었지만 헥토르는 패전을 거듭할 때마다 부하들을 위로하며 격려하면서 패전의 원인을 분석하고 다음을 대비하는 교훈으로 삼았습니다. 그러기에 그에게 있어 패전은 고통만이 아니었습니다. 다음의 승리를 위한 큰 교훈이었고 자신의 신념을 더욱 굳건하게 하는 자극제였습니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토끼가 거북이에게 진 것은 경주에 임하는 마음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토끼는 그저 장난스럽게 대수롭지 않게 승리를 확신하며 경주에 임했습니다. 그러나 거북이는 자신의 자존심을 내걸고 토끼에게 도전을 한 것이기에 죽기 살기로 경주에 임했습니다. 그러기에 토끼는 경주의 과정에서 거북이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거리에 자만하였지만 거북이는 자신보다 훨씬 앞선 토끼는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오직 그의 마음은 반드시 이길 것이라는 확신으로 최종 목적지만을 바라보았습니다.
  우리는 지금 기술이 엄청나게 발달한 문명사회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각 분야의 기술 발달이 풍요로운 환경에서 온 것은 아닙니다. 부족하고 결핍된 상황이 오히려 기술을 발달시켜 더 많은 자원을 누리게 했습니다. 물고기가 너무나 풍부해서 쉽게 잡을 수 있는 곳은 어업 기술이 상대적으로 덜 발달하였습니다. 뉴질랜드처럼 목축이 발달하여 쉽게 천연섬유를 구할 수 있는 곳에서는 섬유화학 기술이 다른 나라보다 발달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니 노력하지 않아도 무엇인가를 쉽게 얻을 수 있는 환경은 게으름과 나태와 자만을 불러와 이후에 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그저 평범한 조건과 연약한 여건들이 우리를 불편하게 하고 불안하게 하고 어렵게 하는 것은 피하거나 외면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들이 우리를 좌절하게 하고 실패로 결정짓지는 못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을 바라보고, 어떤 마음으로, 우리의 삶의 이어가느냐 입니다. 승리자 헥토르가 되느냐, 패배자 아킬레스가 되느냐는 결정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 가는 가능성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강함은 교만하기 쉬운 것이기에 조심해야할 요인일 수 있습니다. 자칫하다가는 패망의 지름길에 들어설 위험한 요인일 수 있습니다. 그에 반해 우리의 약함은 그로 인해 우리를 더욱 단단하게 하고 기도하게 하고 겸손하게 하고 다른 사람들과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는 축복의 요인입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머리털 하나까지 다 헤아리시는 하나님의 지혜와 섭리의 눈으로 보면 우리의 약함이 축복입니다. 이를 잘 드러내주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고린도후서 12장 7-10절 말씀입니다.

  받은 계시들이 지극히 큰 것을 인해 나로 교만하지 않게 하시려고 내 육체에 가시 곧 사탄의 사자를 주셨습니다. 이는 나를 쳐서 교만하지 않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나는 이것이 내게서 떠나도록 주께 세 번이나 간구했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내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왜냐하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내 약한 것들에 대해 크게 기뻐하며 자랑할 것입니다.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 약한 것들과 모욕과 궁핍과 핍박과 곤경 가운데 있으면서도 기뻐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약할 그때에 곧 강하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의 고백처럼 자신의 약함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랑하는 신앙인들은 하나님께 이러한 기도와 찬양을 올려드릴 수 있습니다. 성가대의 지휘를 따라 ‘아들의 죽음’이라는 곡조에 맞춰 부른 다윗의 시입니다. 시편 9편 1-2절입니다.

  오 여호와여, 내가 온 마음을 다해 주를 찬양하겠습니다. 주께서 행하신 놀라운 일들을 내가 모두 말하겠습니다. 내가 주를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가장 높으신 주의 이름을 찬양하겠습니다.

DATE: 2012.09.26 -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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