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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김재성 (http://www.mindlle.com)

Subject	그대, 별이 되어 걸어가라 / 윤여성

그대, 별이 되어 걸어가라 / 윤여성

밤이 깊어간다. 무성하고 나약한 밤.
... 바람에도 출렁이고 물결에도 흔들거린다.

나는 문득 그대를 보았다.
그대는 틀림없이 전생에 한 핏줄이거나
사나운 들을 함께 걸었던 도반이거나
혹은 부부, 제자와 스승, 원수
마주쳐서 길을 비켜준 사소한 사이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터널을 통과하는 바람처럼 부대끼며
의식의 새끼줄을 꼬았고
아픔을 느꼈고
서로의 삶에 축복을 해주었고
또 다른 자기의 길로 들어섰다.

그대는 걸을 때마다 별의 울음 소리를 냈고
다음 생에까지 이어진 녹슨 발자국을 남기며
고단한 생에 이별을 고하곤 했다.

아마 당신은 먼 별, 빛으로만 이루어진 곳에서
이곳으로 왔는지 모르겠다.
지구의 가장자리를 수십억 년 맴돌다가
차츰차츰 굳어져 흙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오래된 세월의 압력을 견뎌내며
거대한 중력에 점점 허물어져 갔을 것이다.
돌덩이처럼 단단해진 허상을 키워가며 말이다.

그러나, 그대는 돌이 아니다.
너무 밝아 스스로 불을 꺼트린 환한 빛이다.
그러니 폭발하여라. 남김없이 사라지도록!

反하는 것은 復하는 것이다.
돌고 도는 것이 아니라 온 곳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마음껏 빛나라.
그것이 별의 의식이다. 너라는 존재다.

그대, 별이 되어 걸어가라.

DATE: 2012.01.31 -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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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성
	별은 돌이면서 또한 빛이군요.. 옛날에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원자 같은 것에 외연이 있느냐.. 이런 논의를 본 적 있는데.. 별에도 어쩌면 외연이 없을 수 있다는 영감이 이 시를 보면서 드는군요.. "차츰차츰 굳어져 흙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돌덩이처럼 단단해진 허상을 키워가며 말이다" "그러나, 그대는 돌이 아니다. 너무 밝아 스스로 불을 꺼트린 환한 빛이다" 참 좋은 시...
	2012.01.31 -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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